숲속으로

[스크랩] 나무이야기- 오동나무

nagne109 2011. 2. 24. 04:41

직지사로 들어가는 굴다리 조금 못미쳐 오른쪽  언덕배기에 오동나무가 보랏빛 꽃을 곱게 피우고 있더니 며칠 새 꽃이 지고 말았다

오동은 우리 선조들이 '봉황새는 대나무 열매만 먹고 오동나무에만 앉는다'고 할 만큼 귀히 여기던 나무다

그래서 화투에도 오동(11)에는 봉황새 머리가 그려져 있다(그것이 봉황새 머리인 줄 모르는 분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오동잎 한 잎 지는 것을 보고 천하에 가을이 온 줄 안다>고도 하였고 <연못 가의 풀은 아직 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였는데 섬돌 앞의 오동나무 잎은 떨어지면서 가을을 알린다>고 세월의 빠름을 한탄하기도 하였을 만큼 옛 시에도 자주 등장하는 나무다

 

옛 시에서는 가을에 지는 오동'잎'을 소재로 자주 삼았지만, 초롱 모양의 '꽃'도 모양도 모양이지만 보랏빛 색깔이 아주 귀족스럽다

 

김용택의 <오동꽃>에서는

 

내 마음 어딘가에 남은

첫사랑 연보라색 입술자국같은 오동꽃

떨리는 네 속눈썹에서

금방 떨어질 눈물처럼

파랗게 질린

슬픈 꽃

오동꽃

 

이라고 노래하여

보랏빛 꽃을 가슴 두근거리는 첫사랑과의 입맞춤, 그러나 그 떨림에 파랗게 질린 여인의 입술로 비유하였다

 

오동은 성장이 빠를 뿐만 아니라 그 목재는 얇은 판으로 만들어도 갈라지거나 뒤틀어지지 않아

거문고 등의 악기나 장롱 등의 가구를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그래서 옛날에는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었다가 혼인시킬 때에 이를 베어 장롱 등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출처 : 김천경맥회
글쓴이 : 홍진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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