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향은 瑞香으로 쓴다
이름만으로도 향기로운 나무라고 짐작되듯이 서향은 보통 천리향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千里香, 향기가 천리를 간다는 뜻이다
남해안에서 자라는 천리향은 겨울에 잎이 지지 않는 상록수다
잎이 두껍고 진한녹색이며 윤기가 난다
늦가을에 꽃봉오리를 맺었다가 3월이면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
향기가 좋은 꽃이 한 두 가지 일까마는 향기에 관한 한 서향을 능가할 만한
것은 없을 것 같다
오죽하면 서향에게 화적(花敵)이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서향이 한번 꽃을 피우면 그 모습과 향기 앞에서 다른 꽃들이 모두 빛을
잃는다 하여 꽃들의 적이라 불리웠단다
몇 해 전 이른 봄에 하동을 여행하다 화개장터에서 꽃을 피운 서향에 반해 한
그루를 사 가지고 왔다
밭에 정성스레 심었더니 봄철 내내 그 향기로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그러나 무지의 소치로 그해 겨울 얼려 죽이고 말았다
따뜻한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를 충청도 산골짜기에 심어 놓고는 겨울 동안
보온 덮개 하나 덮어주지 아니한 무심함.
얼어 죽은 나무를 뽑아내며 그 나무에게 참 미안했다
서향은 고려 말기에 중국에서 우리 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우리 나라 남해안에서 자생하던 것도 있었는데 꽃이 전체가 흰색으로
이를 서향과 구분하여 백서향이라고 한다
서향은 옛날 중국 여산이라는 곳에 살던 비구니가 잠결에 아름다운 향기를
맡았는데 꿈을 깨어서도 그 향기를 잊지 못해 온 산을 헤매던 중 발견하였단다
사람들에게 그 꽃 이름을 물었으나 모두 모른다 하므로 상서로운 향기가 나는
나무라 하여 서향으로 이름붙였다 한다
올해에는 서향을 다시 구해 와 월동준비를 단단히 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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