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남는글

열정을 따르지마라-직업과 진로선택에 대한 조언

nagne109 2017. 3. 20. 06:27
직업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읽어볼 만한 글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글입니다.
#1.
진로와 관련된 조언을 할 때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열정이 이끄는 대로 하라'와 같은 슬로건이 단골로 등장한다. 
직업 선택과 진정한 사랑 찾기를 동일선상에 놓기도 한다.
자기한테 딱 맞는 일을 만나면 저절로 알게 될 거라는 식이다. 
열정을 따르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어이없는' 조언이기 때문이다. '적성에 꼭 맞는' 직업을 찾아야 
된다는 건 틀린 말이 아니지만 이미 가슴속에 품고 있던 
'열정을 발견하고 그에 맞는 직업'을 찾으라는 건 전적으로 틀린 말이다.
#2.
한번 자문해보자.
열정을 따르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 
최대 관심사를 찾고 그 관심사에 부합하는 직업을 골라 그저 
밀어붙이기만 하면 되는 걸까? 객관적인 증거를 두고 본다면 
답은 그 반대다. 
우리는 지난 수년 간 진로코칭 단체인 ‘8만 시간’을 통해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과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들을 위한 진로 상담을 
수백 차례 진행했고,그중 대다수가 아래 세 가지 요소를 참고하여 
직업을 찾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1. 이 일이 내 적성에 맞는가? 
나는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가? 
즉 즐겁게 일할 수 있는가?
금세 관두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는가?
이런 유형의 일을(다른 사람이나 다른 일과 비교해 볼 때) 
얼마나 잘하는가?

2. 이 일을 하면서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내 노동력, 부하 직원, 예산, 수입, 사회적 지위 등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원은 충분한가?
내가 이 자원들을 동원해 힘을 보태려는 명분은 과연 효율적인가?

3. 이 일이 내 영향력을 키우는 데 얼마나 보탬이 되는가? 
이 일을 하면 역량, 인맥, 자격을 갖추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이 일이 다른 기회를 열어줄 것인가?
이 일을 하면서 이다음에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배울 수 있는가?
#3.
'열정을 따르라'는 말은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어이없는’ 조언이기 때문이다.
'적성에 꼭 맞는'직업을 찾아야 된다는 건 틀린 말이 아니지만
이미 가슴속에 품고 있던 '열정을 발견하고 그에 맞는
직업을 찾으라는 건 전적으로 틀린 말이다. 
왜 그런 가?

이유 1: 대다수 사람들이 열정을 보이는 분야는 
직업 세계에 들어맞지 않는다.
캐나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열정을 쏟는 
분야가 있다고 답한 84퍼센트의 학생 중 90퍼센트가 
스포츠, 음악, 예술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통계 자료를 보면 스포츠, 음악, 예술 산업과 관련된 
일자리는 3퍼센트에 불과하다. 이 학생들 중 절반만 열정을 따른다 
해도 대다수가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 이 경우 ‘열정을 가진 
분야에서 일하라’는 조언은 오히려 해가 된다.
미국 고등학교 운동선수 중 프로로 진출하는 사람은 1000명 중 
1명꼴도 안된다. 대다수 사람들은 직업에 대한 열정이 없다. 
'열정을 따르라'는 조언은 그런 사람들을 어설픈 자기성찰로 
내몰아 잘못된 길로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이유 2: 관심사는 변하기 마련이다.
심리학자 조르디 쿠아드박(Jordi Quoidbach), 대니얼 길버트
(Daniel T. Gilbert), 티모시 윌슨(Timothy Wilson)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생각보다 훨씬 자주 변하며, 따라서 관심사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10년 전 최대 관심사가 무엇이었는지 떠올려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모르긴 몰라도 현재의 관심사와는 전혀 다를 것이다. 지금 열정을 
갖고 있는 분야에만 초점을 맞추면 곧 열정이 식어 버릴 분야로 
뛰어들 위험이 있다. 

이유 3: 직무 만족도를 가늠하기 위한 최선의 예측지표는 직무 자체의 
성격이지 개인의 열정과 관련된 사항들이 아니다.
어쩌다 보니 현재 관심을 갖게 된 분야에 연연하지 말고 직업의 
주된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 일을 찾으면 열정은 저절로 
솟아나게 마련이다.
-출처: 윌리엄 맥어스킬(William MacAskill), 
<냉정한 이타주의자(doing good Better)>, 부키, 2017.2.
* 저자: 옥스포드대 철학과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