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출판기념회와 마케팅 원리
세스 고딘(SETH GODIN)의 ‘보랏빛 소가 온다(PURPLE COW1.2)’ 와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ALL MARKETERS ARE LIARS)’ 라는 책에는 마케팅에 관한 여러 가지 원리가 나온다. 출판기념회에서 보여주고 있는 마케팅의 원리를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는 공짜 상품(free prize)을 주라는 말이 나온다.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에는 꼭 인기 연예인을 끼워서 팔고 있다. 소비자는 공짜 상품에 끌려 그 상품에 접근할 수도 있다.
둘째는 자기야 말로 보랏빛 소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리마커블(remakble)하게 보이고 싶어서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과거에는 안전하고 평범한 제품을 만들어 이를 위대한 마케팅과 결합하는 방법을 사용하였지만 새로운 법칙은 리마커블한 제품을 창조하고 그런 제품을 열망하는 소수를 자극하는 방법이 통한다.
셋째는 위대한 마케터들은 믿을만한 스토리를 들려준다. 대부분 정치인들의 책은 믿을만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자세히 읽어보는 사람도 적고 서점에 내어 놓으면 팔리지도 않을 책이지만 그래도 그 속에는 스토리가 들어 있다.
우리 지역에도 이철우 국회의원, 임인배 전 국회의원, 송승호 한국산업인력공단 상임이사가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출판기념회를 빌미로 돈을 챙기는 신종 정치인들의 사기수법이라고 혹평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름대로 자기를 알릴 수 있는 채널이 되기도 한다. 국회의원들이 정가의 수십 배에 해당하는 돈 봉투를 직접 받으면 당연히 현행법 위반이다. 그러나 출판사가 주최하기 때문에 합법적이다. 책값을 많이 내는 쪽이나 받는 쪽이 입을 다물면 그만이다. 출판기념회의 수익금을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국회의원들이 이런 법을 만들 리가 없다. 선거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사전 선거운동도 하고 총선에 쓰일 비용도 생기니 어느 국회의원이 마다하겠는가? 최루탄을 터뜨리고 공중 부양하는 국회의원을 뽑아주는 유권자들이 있기에 유권자들도 할 말이 없다. 출판기념회에 돈 봉투를 갖다 바치는 사람이 있는 한 출판기념회는 성업을 이룰 것이다. 선거철이 되어도 출판기념회가 없는 사회를 꿈꾸어 본다.
2011.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