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으로

[스크랩] 나무이야기-참나무

nagne109 2012. 4. 27. 09:46

꽃은 참꽃, 고기는 참치, 나무는 참나무.

우리가 참나무로 알고 있는 나무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를 총칭하는 것인데 실제 식물도감에는 나오지 않는 이름이다. 도토리나무라는 이름도 없다

우리가 아는 참나무는 실제로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를 모두 일컫는 말이다.

 

왜 이런 나무들을 <참>나무라 하였을까?

참나무는 소나무와 함께 우리 주위에 가장 많은 나무다

옛사람들은 흉년이 들면 도토리로 연명을 하다시피 하였다는데 이상하게도 흉년이면 도토리가 많이 열린다고 한다. 이를 두고 학자들은 참나무가 꽃을 피워 수분하는 시기에 비가 많이 오면 모를 심기 좋아 풍년이 들고 참나무는 수분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결실이 줄어든다고 한다

반대로 그 시기에 비가 오지 않으면 흉년이 드는데 도토리는 많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나무를 두고 참나무로 불렀음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참꽃 즉 진달래도 사람들이 꽃잎을 먹을 수 있는 나무아닌가?

 

위 6가지 참나무는 도토리가 열리는 점에서는 공통되나 사는 곳, 잎이나 열매 모양, 쓰임새 등에서 조금씩 다르다

우선 그 이름의 유래를 보면서 특징을 살펴보자

상수리나무는 집 가까이에서 흔히 보이며 그 열매로 도토리묵을 가장 많이 만든다

그래서 예로부터 흉년이나 전시에 아주 유용하게 쓰였는데 선조가 임란당시 이 도토리묵을 먹다가 맛을 들여 나중에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이를 즐겨 찾아, 수라상에 자주 올랐다고 하여 <상 수라>가 되었다가 나중 상수리로 변했다 한다

 

떡갈나무는 그 잎으로 떡을 싸서 쪘다 하여 떡갈나무가 되었는데 참나무 중에서는 가장 잎사귀가 넙적하다. 강 가나 산자락처럼 낮은 곳에 산다

 

굴참나무는 나무 껍질이 참나무류 중에서는 가장 두터워 세로로 깊은 골이 파진다 하여 골참나무로 불리다가 굴참나무로 변했다. 이름 그대로 껍질이 무르고 코르크질로 되어 코르크 마개로 쓰이며 산골에서는 그 껍질로 지붕을 이는 데도 사용되었는데 원래 이를 굴피집이라 하였단다. 자갈이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나.

 

졸참나무는 참나무 중에서는 잎이 가장 작다. 이름 앞에 <졸>이나 <좀>이 붙은 것은 기준이 되는 나무보다는 작은 것을 가리키는 것이 많다. 축축하고 그늘진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신갈나무는 나뭇꾼들이 그 잎을 신 안에 잘 깔았다고 하여 신갈나무라고 하였다는데 산의 높은 곳에서 주로 산다. 참나무 가운데 가장 수가 많고 널리 퍼져 있단다. 우리가 등산을 하면서 산의 높은 곳에서 보이는 참나무는 대개 신갈나무로 보면 틀리지 않는다

 

갈참나무는 긴 잎자루 끝에 잎이 달려 있어 특징적이다. 따라서 잎 모양이 침나무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을 늦게까지 잎이 달려 있는데다 황갈색의 단풍도 아름다와 가을에 가장 돋보이는 가을참나무가 갈참나무로 변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위 6가지는 구별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잡종도 적지 않아 그냥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 식구들로 새기면 될 것 같다. 결국 도토리 키재기인 것이다.

그래도 요점정리를 한다면

<인가 가까이 흔히 있는 것이 상수리나무, 높은 산에 사는 것은 신갈나무

잎이 넓은 떡갈나무, 잎이 작은 졸참나무

줄기가 두터운 것이 골참나무, 긴 잎자루 붙은 갈참나무>

로 새기면 되겠다

 

장자는 참나무를 두고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관을 만들면 쉽게 썩고 가구를 만들면 쉽게 망가지는 쓸모없는 나무여서 오래 살아남아 흔히 눈에 띄게 되었다고 하였단다

그러나 숯 중에서 최상품은 참나무로 만든 참숯이고 위스키 술통 즉 오크통이 바로 참나무다.

자연미가 돋보이는 오크가구가 바로 참나무이며 표고버섯 재배하는 나무가 바로 참나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을이면 갈색으로 물드는 그 단풍.

가장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그 풍경이야말로 참나무가 우리에게 베풀어 주는 최상의 선물이 아닐런지?

 

그리고 시 한 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랫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위 시의 갈잎은 떡갈나무의 잎이라네요

 

출처 : 김천경맥회
글쓴이 : 홍진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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