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으로

[스크랩] 조팝나무

nagne109 2011. 2. 24. 05:54

봄이 와도 봄같지 않게 쌀쌀하더니만 오늘은 초여름을 방불하게 할 날씨였다

구미IC 부근에 흐드러지게 핀 조팝나무꽃을 보니 춥다춥다 해도 봄은 벌써 깊어졌음을 느꼈다

조팝나무는 한 그루만 있는 것보다는 무리지어 있어야 한다

마치 눈이 내린 듯 온 세상을 뒤덮을 기세로 엄청난 숫자의 흰꽃을 피운다

 

조팝나무 가까이 가서 꽃을 들여다 보았는가?

멀리서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조팝나무는 장미과에 속한다

꽃을 보면 여느 장미과(매화, 벚꽃..)와 꼭같이 생겼다

 

나뭇가지에서 마치 우산살처럼 돋아난 꽃자루 끝에 저마다 하얀 꽃이 달린다 

그런데 이 꽃이 멀리서 보면 하나하나의 꽃과는 전혀 달리 마치 꽃방망이처럼 가지가득 꽃을 달아 전체적으로는 눈이 내린 것처럼 흰 뭉치로 보이는 것이다

 

꽃을 들여다 보면 왜 이 나무가 조팝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조팝나무는 조밥나무가 쎄게 발음된 것이다

숫개가 수캐로, 암돼지가 암퇘지로 발음되듯이...

꽃 가운데의 노란 꽃술이 마치 흰쌀밥에 얹힌 조처럼 보인다

조밥이라고 해도 조만으로 짓는 밥이 아니라 쌀밥에 조를 얹어 익힌 것이다

 

예전 춘궁기에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었던 조상들은 이 꽃을 보고 조가 얹힌 쌀밥을 연상했나 보다

이런 이름은 이팝나무, 박태기나무, 국수나무 등에서도 보인다

 

조팝나무는 관목이다. 즉 주된 줄기가 없이 많은 가지가 나고 키가 작다(개나리마냥)

잎보다 먼저 꽃이 핀다

꺾꽂이로 쉽게 번식시킬 수 있다

꽃이 비교적 귀한 이 때에 벌들의 좋은 먹이(꿀)가 되고 진통제의 원료도 추출되는 고마운 나무이기도 하다

조팝나무의 풍성한 축제에 맘껏 뛰어들 수 있는 계절이 왔다

 

 

 

출처 : 화양초등21회
글쓴이 : 이인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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