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으로

[스크랩] 나무이야기-구상나무

nagne109 2011. 2. 24. 04:44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려면 가장 때깔나는 나무가 아마 구상나무일 것 같다

원추형으로 위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모습에다 바늘잎의 사철 푸른 나무.

그런데 이 나무가 우리 나라 원산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나무는 우리 나라를 찾은 유럽인들이 그 모습에 반해 1904년에 유럽으로 가져간 이래 가장 인기있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었다 한다

 

한라산 등반을 하면 정상이 가까와지는 지점에 고사목이 흔히 눈에 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그 고사목들은 하얗게 탈색된 채 하늘을 배경으로 두 팔을 벌린 채 망연히 서 있는데 그 아름다움은 쉬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 고사목은 대개가 구상나무나 주목이다

주목과 구상나무는 대개 같은 곳에서 살기에 흔히 혼돈하기 쉬운데 가장 쉬운 구별법은 열매다

구상나무는 열매가 솔방울 모양이나 주목은 열매가 앵두처럼 붉고 둥글다

또 구상나무는 비교적 줄기가 매끈한데 비하여 주목은 줄기가 트실트실하다

구상나무는 잎 끝이 뾰족하지는 않으나 주목은 잎 끝이 날카롭다

우리 밭에 주목도 구상나무도 있으니 옆에서 비교하면 금방 알 수 잇다

 

구상나무는 높은 곳에서 사는 나무라 추위에 강하지만 성장이 매우 더디다

가지도 주 가지에서 돌려나기로 옆 가지가 번다

옆 가지가 벌어나간 곳에서 다시  곁가지가 없이 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벋다가 다시 돌려나기로 옆 가지가 벌어 층층으로 보인다

솔방울은 보라색으로 하늘을 향해 달려 있어 보통 소나무 솔방울이 아래로 달려 있는 것과 대조된다

겨울에 푸른 가지 위에 흰 눈을 덮어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왜 서양인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로 이 나무에 열광하는지 이해가 된다. 그 아름다움은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다

 

요즘은 구상나무를 조경목으로 쓰는 곳이 많아졌으나 그래도 아직은 귀한 나무다

값도 매우 비싸다.

나도 밭을 조성하던 초기에 구상나무를 집중적으로 심었으나 이 나무가 생장이 비교적 까다로운 터라

대부분이 죽고 수십 그루가 아직 남아 있는데 이제는 확실히 착근을 하였는지 활기차게 자라고 있다

 

주위의 많은 나무들 중에서 우리가 그 이름을 확실히 알아 주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구상나무다

그 이름은 바늘잎이 갈고리 모양(구상)으로 생겼대서 붙은 것이란다

출처 : 김천경맥회
글쓴이 : 홍진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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