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남는글

難得糊塗 (난득호도)2 외

nagne109 2010. 6. 5. 11:02

難得糊塗 (난득호도)                                                                   


 
 
“총명하기는 어렵고, 어리석기도 어렵다(聰明難, 糊塗難).
 총명한 사람이 어리석게 되기는 더욱 어렵다(由聰明轉入糊塗更難).
 집착을 버리고, 한 걸음 물러서는 순간 마음이 편해지며(放一著, 退一步, 當下心安),
 뜻하지 않고 있노라면 후에 복으로써 보답이 올 것이다(非圖後來福報也).”

중국 청(淸)나라의 화가 겸 서예가로 유명한 정섭(鄭燮·1693~1765, 호 판교·板橋)의 글이다.
위 구절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인 ‘난득호도(難得糊塗)’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난득호도’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어리숙해 보이는 게 어렵다’는 뜻이다.
겉과 속이 다르고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중국인들의 입맛에 꼭 맞는 성어다.
이 말이 나온 유래는 다음과 같다.

산둥(山東)성의 지방관리로 근무하던 정판교는 어느 날 먼 친척 형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에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가옥의 담장을 놓고 이웃과 송사가 벌어졌으니
지방관에게 잘 봐달라는 편지 한 통을 써달라는 청탁이 적혀 있었다.
정판교는 편지를 다 읽은 뒤 시 한 수를 답장 대신 보냈다.

“천 리나 편지를 보낸 것이 담장 하나 때문인가?
 그에게 몇 자를 양보하면 또 어떤가?
 만리장성은 아직도 남아 있는데 어찌 진시황은 보이질 않는가
(千里捎書爲一牆, 讓他幾尺又何妨? 萬里長城今猶在, 不見當年秦始皇).”

그는 이 시와 함께 ‘난득호도’와 ‘흘휴시복(吃虧是福·손해를 보는 것이 곧 복이다)’이라
직접 쓴 편액을 함께 친척에게 보냈다.
“가득 차면 덜어지게 되어 있고(滿者損之機),
비어 있으면 점점 차게 되어 있다(虧者盈之漸).
내가 손해를 보면 다른 사람이 이익을 본다(損於己則盈於彼).
그러면 각자 심정의 절반씩을 얻는 것이다(各得心情之半).
나는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얻게 되니(而得我心安卽平),
이 어찌 바로 복 받을 때가 아니겠는가(且安福卽在時矣).”
흘휴시복의 해석이다.

한국은 중국과 달리 재산이 많고 배운 것이 많아도 실력과 재물을 감추고
자신을 낮춰 어수룩하게 행동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지 않는다.
이번 지방선거로 민심의 매서움이 드러났다.
당선자들은 낙선자의 공약도 되새겨보고
자신의 약속이라도 한 수 양보하고 조금 손해보는 정치를 펼쳐보기 바란다.

 

(정판교의 難得糊塗經난득호도경)

 

     ▮爲人(위인) : 낮추는 생존의 기술

 

內智外愚 (내지외우) - 속은 지혜로우나 겉으로는 어리석게 (모자라는 척하는 법)

內巧外拙 (내교외졸) - 안은 교묘하나 겉으로는 서투르게 (미련한 척하는 법)

不飛不鳴 (불비불명) -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 (벙어리인 척하는 법)

委曲求全 (위곡구전) _ 자신을 굽혀 일을 성사시켜라 (순진한 척하는 법)

大柔若剛 (대유약강) - 크게 유약하나 강한 척 하라 (용감한 척하는 법)

大進若退 (대진약퇴) - 크게 전진하나 후퇴하는 척하라 (패한 척하는 법)

居安思危 (거안사위) -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라 (두려운 척하는 법)

無爲而爲 (무위이위) - 행함이 없이 행하라 (나태한 척하는 법)


     ▮辦事 (판사) : 물러섬으로 전진하는 책략

 

深藏若虛 (심장약허) - 깊이 감추어 마치 없는 것처럼 하라 (드러내지 않고 일을 행하는 법)

容貌若愚 (용모약우) - 용모를 마치 어리석은 것처럼 하라 (모호하게 일하는 법)

能忍則安 (능인즉안) - 인내할 수 있어야 평안하다 (참을성 있게 일하는 법)

順水推舟 (순수추주) - 물길을 따라 배를 저어라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 일하는 법)

欲擒故縱 (욕금고종) - 잡기 위해 놓아주어라 (융통성있게 일하는 법)

緘口自重 (함구자중) - 입을 다물고 자중하라 (비밀을 지키며 일하는 법)

藏器于身 (장기우신) - 무기를 몸에 감추어라 (위장하여 일하는 법)

托音行陽 (탁음행양) - 음을 돋보이게 하여 양을 행하라 (빌려서 일하는 법)

 

      ▮處世(처세)  : 화합의 원칙

 

和氣致祥 (화기치상) -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다 (온화한 마음자세를 배워라)

吃虧是福 (흘휴시복) - 손해 보는 것이 바로 복이다 (족함을 아는 마음자세를 길러라)

以德報怨 (이덕보원) - 덕으로 원수를 갚아라 (관용의 마음을 가져라)

自得其樂 (자득기락) - 스스로 그 기쁨을 얻어라 (평상심을 잊지 마라)

戒急用忍 (계급용인) - 급한 것을 경계하고 인내를 이용하라


      ▮社交(사교)  : 누구와도 원만하게 처세하는 기교

 

說着易 做着難 (설착이 주착난) - 말하기는 쉬워도 행동하기는 어렵다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是也朦朧 非也朦朧 (시야몽롱 비야몽롱) - 옳아도 몽롱하고 옳지 않아도 몽롱하라 (대화 속에서)

合不得 分也不得 (합부득 분야부득) - 더해서도 안 되고 나누어서도 안 된다 (가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