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이야기

타인의 취향

nagne109 2010. 4. 6. 19:04

  어느 단체와 함께 일일 관광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나이가 어느 정도 되면 가기 싫어도 의무적으로 참가해야할 모임이 있게 마련이다.

  차가 시내를 벗어나자 귀가 멍멍할 정도의 크기로 음악을 틀기 시작하였다. 아무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서로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일행들이 좋아하는 것 처럼 보였다. 하루 종일 듣기 싫은 음악을 강제로 들어야했다. 관광지에 갈 때까지는 음악만 크게 틀어서 그런대로 참을 만 했다. 귀가시에는 억지로 술을 권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마구 흔들어대는 통에 정신이 빠질 지경이었다. 술 한잔 먹고 좋아서 흔들어대는 사람들의 기분도 이해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참기로 했다. 나 역시 젊은 시절에는 저 사람들과 똑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앉아 있는 사람을 억지로 일으켜세워 같이 추자고 하니 입장이 난감했다. 나중에는 두통에다 속까지 미식거리기 시작했다. 시쳇말로 머리 두껑 열리기 일보 전까지 갔었다. 관광을 마치고  저녁 먹고 가라는 것을 뿌리치고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들의 취향을 이해하지 못하고 혼자 속 상해한 자신의 행동이 정상적인지 비정상적인지 판단을 내릴수가 없었다. 앞으로는 내가 싫어하는 분위기의 모임은 참석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돈을 기부해야할 곳은 돈만 보내고 술좌석에는 적당한 핑게를 대고 빠져야겠다. 나이 육십 넘은 사니히들이 술 마시며 남 흉이나 보고 자신도 덩달아 다른 사람 도마위에 올리기도 하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오고 가는 대화가 쓸데 없는 소리뿐이니 억지로 참석해서 같이 맞장구를 치느니 혼자 아무일도 하지 않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 선다. 이 나이에 사교적인 모임을 해야할 필요성도 없고 먹기 싫은 술 권한다고 먹을 필요도 없다. 이 나이에 무엇이 겁나겠는가? 내 하고 싶은 일이 타인에게 해로움을 끼치는 일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밀어 붙히고 싶다. 타인의 취향을 존중해 주겠지만 나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는 적당한 방법으로 그들과의 접촉을 끊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