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에 (gmtv 칼럼에 올린 글)
설날 아침에
귀향과 귀농 귀성 등 귀자가 붙은 일은 모두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의 어려움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나타내는 간접적인 표현이기도 합니다. 고향을 찾는 사람뿐만 아니라 설을 준비하는 고향 사람들의 노고도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찾아오는 사람들을 즐겁게 맞이하기 위하여 기관은 기관대로 단체는 단체 나름대로 또 각 가정에서도 부녀자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일제시대부터 양력설 음력설 왔다 갔다 하다가 1990년이 되어서야 설이 원래의 설로 되돌아 왔습니다. 필자의 학생시절 설도 하나 제대로 통일하지 못하는 나라가 무슨 남북통일을 할 수 있으며, 나라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에 혼자 비분강개 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사실 양력설 음력설 하는 자체가 모순이 있습니다. 설은 음력 1월 1일을 지칭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의 전통성을 잘 지켜나가도록 해야겠습니다.
설을 맞이하여 고향을 찾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들이 들어있을까 궁금합니다. 사람들이 기를 쓰고 고향을 찾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요즈음은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부모님을 찾아오지 않는 자식들도 간혹 있다고 들었습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꼭 싸움을 하는 집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싸움의 원인은 대부분 돈 때문이겠지요. 직접적으로 표현은 하지 않겠지만 그 속에 숨은 이유가 대부분 경제문제나 부모 봉양 문제라고 짐작됩니다.
2010년 새해에 다짐했던 일들은 잘 실천하고 있는지 한번 쯤 뒤돌아보고 점검하며 마음을 추슬러야겠습니다. 부모님에게는 효성을 형제간에는 우애를 친구 사이는 우정을 그리고 고향에 대해서는 향토애를 발휘해야할 때가 설 연휴기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 이익을 얻기 위한 경제원칙을 잠시 뒤로 미루고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겠습니다. 배려와 관용 그리고 베풂을 통하여 자기를 행복하게 하는 길을 찾아야겠습니다. 설을 쇠고 둘아 가는 사람이나 그들을 보내는 사람이나 흐뭇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는 설이 되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어른이 어른다워야 아랫사람이 효도를 할 수 있습니다. 집안의 어른들은 가풍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어야 합니다.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고향에서 든든하게 뿌리를 박고 있어야 자손들이 어디를 가든 기를 펴고 왕성한 사회활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정이 파괴되고 가족이 해체되는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진지하게 설날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 바랍니다.
元旦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