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gne109 2008. 11. 8. 00:06

 

지난 10월 27일 (월요일) 베낭에 대충 집어 넣고 후배 별장에 가서 하룻밤을 묵었다. 사진에 보이는 조그마한 통나무 집인데 전기 판넬이 들어와  따뜻하고 아늑한 방이다. 점심 먹고 동네를 한바퀴 도는데 아줌마가 사진을 찍는다고 꾸중울 한다. 요즈음 촌사람을 상대해서 사기치는 일이 많은 탓인지 나를 보는 눈이 곱지 않다.

 

아직도 방범 연락소라는 표시가 붙어 있는 곳이 있다니 신기했다. 사진에 나오는 할머니가 내 마음대로 사진을 찍는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시골 인심이 에전 같지 않다. 외지 사람을 꺼리고 전부 사기꾼 취급을 한다.

 

 

사과가 엄청 많이 떨어져 있었다. 예전 같으면 한 두개 주워서 맛있게 먹었을텐데  성당 나간다고 함부로 주워 먹을 수도 없었다.  이 정도로 결벽을 떨어야하나? 어떻게 생각하면 한심한 인간이 되었다. 사과 한알

주워먹는 인간을 죄로 다스리는 하느님일까? 하는 의문도 들고 내가 째째한 인간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감나무 단풍이 이렇게 고울수가.... 

 

장교어졸 용회이명 우청우탁 이굴위신  내가 처음 서예를 배우며 쓴 채근담에 나오는 글인데 이집 주인 마음에 들지 않는지 한쪽 구석에 처박혀 있는 것을 꺼집어 내어 찍었다.

 

무슨 나무인지 모르고 그냥 찍었다. 

  혼자 조용히 지내고 싶어 외박을 했더니 주위에서 모두 이상한 눈으로 본다. 마누라와 부부싸움을 하고 가출한 사람으로 보니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고 그냥 상대방 마음 편하게 생각하도록 두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 개울가로 가니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것이 환상적이었다. 내가 항상 가지고 싶어하는 세컨드하우스는 반드시 개울가에 지으리라.

 하룻밤 외박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영덕아산병원에 근무하는 후배로부터 전화가 와서 히라스회 먹으로 오라고 한다. 집에 가서 베낭 내려놓고 바로 영덕으로 출발했다. 김천에서 3시간 정도는 달려야 했다. 

 영해에 있는 고래불 해수욕장 근처에 도착하니 어두워졌다. 그래도 모처럼 바닷가에 왔으니 폼 한번 잡아보았다. 

 

 

 이집 회가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았다. 영해 가거들랑 한번 들려보소 . 둘이서 3만원 짜리 시켜놓고 소주 서너병 먹으니 세상이 돈짝만하게 보였다. 짐에 가서 또 포도주 마시고 하여튼 조금 취했다. 새벽 일찍 일어나 포항에 있는 아들짐에 들려서 아침 먹고 손녀들 한번 안아 보았다. 

  선린병원에 근무하는 배효근이 잠간 보고 대구 동성로 점심모임이  있는 벙글벙글 식당에 갔다.  바로 이맛이야 ! 맛있게 먹었다. 예전 중앙국민학교 자리 둘러보고 우리집이 있던 장소도 가보았다.  

 

 이틀 동안 외박하고 돌아오니 속이 조금 후련했다. 나는 예전부터 여럿이 다니는 것 보다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등산도 한 때는 혼자 다녔다.  제발 혼자 다닌다고 부부싸움 하고 집 나온  놈으로 취급하지 말고 내가 가거던 하룻밤 재워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