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이라는 노래에서 봄꽃의 대명사로 거시된 것이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다
내 고향 청도에는 유난히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가 많았다
내 고향이 낳은 시인 이호우(시인 이영도의 오빠)의 <살구꽃 핀 마을>이라는 시가 있다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
뉘 집을 들어서며는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없는 밤을 꽃 그늘에 달이 오면
술익는 초당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살구꽃은 술과도 인연이 있는 모양이다
위의 시에도 '술익는 초당'이라는 표현이 나오지만 흔히 행화촌(杏花村=살구꽃 핀 마을)은
술집을 가리킨다
이 말은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의 시 중에서
<목동을 붙잡고 술집이 어디냐고 물어 보았더니
손들어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라는 귀절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살구꽃은 잎보다 먼저 피는데 그 모양이 영락없이 매화꽃과 닮았다
살구도 익을 때까지는 매실과 구별하기 힘들다
덜 익은 열매를 먹으면 배탈이 나는 것도 같다. 그걸 두고 <살구배>라고 한다
살구나무와 매화나무는 사촌 쯤 되는 나무다
그러나 열매가 익으면 누구라도 매실과 살구는 구분할 줄 안다
살구는 노랗고 매실보다 크다. 또 씨와 과육이 쉽게 분리된다
매실은 살구보다 작고 씨와 과육을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열매가 익기 전에도 살구꽃은 매화보다 늦게 피고 잎 가장자리가 매화에 비하여
덜 가지런하다
살구꽃이 피는 시기는 날씨가 좋아 봄놀이, 꽃놀이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옛 선비들은 살구꽃이 피면 봄놀이를 갔고 봄놀이에 술이 빠질 수 없으니 <행화촌=술집>
이라는 낭만적인 등식이 생긴 모양이다
옛 그림을 보면 선비들이 살구꽃을 완상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 많다
살구나무 숲 즉 <행림(杏林)>은 의사를 아름답게 부르는 이름이다
그 유래는 옛날 중국에 <동봉>이라는 의사가 살았는데 환자를 치료하여 나으면 치료비
대신 자신의 집 근처에 살구나무를 심게 했다고 한다. 오래지 않아 살구나무 숲이 생겼고
살구가 익으면 창고에 두었다가 살구가 필요한 사람이 곡식과 바꾸어 가게 했다.
동봉은 그 곡식으로 가난한 사람을 도왔다 한다
의사가 살구를 좋아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살구가 맛이 있어서 그랬는지 옛 사람들은
살구나무에 신비한 힘이 있다고 생각하여 산길을 갈 때 살구나무 지팡이를 지니면
맹수가 덤비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살구나무로 지팡이를 만들어 가지고 다녔단다
목탁도 살구나무로 만든 목탁을 제일로 쳤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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